광복절의 명칭과 역사

Posted by [ 博學多食 ] 쪽빛아람
2015.08.15 23:59 2015/Life

'대한민국 역사 인식 개선 캠페인'에서 가져온 태극기 그림입니다. http://timetree.zum.com/history-campaign/


 2015년은 광복 70주년이 되는 해라고 합니다.


 그런데 올 해가 광복 70주년이라고 하면서, 2015년 8월 15일이 70회 광복절이라는 표현은 잘 쓰지 않는듯합니다. 학창시절에 독립기념일과 광복절이라는 명칭에 대한 글을 읽었습니다. 당시에 읽은 글에서 두 명칭 중 하나는 우리나라에 어울리지않기 때문에 사용하면 안된다는 내용이었다는 기억만 남아있습니다. 둘 중 어느 명칭을 사용해야한다는건지, 근거가 뭐였는지는 기억나지 않습니다. 광복 70주년이라는 말을 들을 때마다 계속 광복과 독립이라는 두 단어가 자꾸 머리속을 맴돌아서 8월 15일 광복절을 맞아서 검색을 좀 해봤습니다.


 검색 전에 혼자서 생각하기로는 '독립'이라는 단어는 그 이전에 자주국가였던 적이 없는 미국같은 나라들이 처음으로 자주국가가 된 경우에 해당하고, 일제강점 전에 독립국가였던 우리나라는 다시 주권을 회복한 경우기 때문에 '광복'이라고 해야 바르지 않은가 짐작했습니다. 광복, 독립의 의미와 차이에 대해서 여러 글을 읽다보니 이 두 단어와 함께 해방이라는 단어도 같이 다뤄야겠다고 포함시키게 되었습니다.



 우선 사전적인 의미부터 확인해보겠습니다.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에서 광복, 독립, 해방을 검색했습니다. (검색 결과 중 필요한 부분만 복사해왔습니다.)


광복01(光復)   〔광복만[-봉-]〕

「명사」

빼앗긴 주권을 도로 찾음.


독립(獨立)[동닙]   〔독립만[동님-]〕

「명사」

「1」다른 것에 예속하거나 의존하지 아니하는 상태로 됨.

「2」독자적으로 존재함.

「3」『법률』개인이 한 집안을 이루고 완전히 사권(私權)을 행사하는 능력을 가짐.

「4」『정치』한 나라가 정치적으로 완전한 주권을 행사함.


해방05(解放)[해ː-]   

「명사」

「1」구속이나 억압, 부담 따위에서 벗어나게 함.

「2」『역사』1945년 8월 15일에 우리나라가 일본 제국주의의 강점에서 벗어난 일.



 사전 속 의미로 보면 제가 검색전에 처음 짐작한 내용으로 해석할 수도 있지만, 그렇다고 독립이 꼭 우리나라에 사용하면 안되는 단어는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광복, 독립, 해방'이라는 단어들에 대한 인터넷에 올라와있는 여러 글들을 읽어봤지만 쉽게 결론이 나지는 않았습니다. 단지 단어의 뜻과 관련된 문제가 아닌 역사적으로 어떻게 사용하게 되었는지라는 문제까지 파고들어가면 더 복잡한 문제입니다.




 '독립(獨立)'이라는 단어를 해석하기에 따라서 나라가 최초로 주권을 가진 경우에만 써야한다고 볼 수도 있겠지만, 상해의 대한민국 입시정부가 발간한 독립신문이나 3·1독립선언서 등을 보면 보편적으로 사용하고 있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각주:1] 그렇다고 광복(光復)이란 단어를 사용하지 않은 것도 아닙니다.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1940년에 창설한 군대의 이름은 광복군이었습니다. 이렇듯 일제시대에도 독립과 광복이라는 단어를 굳이 구분해서 사용한 것 같지는 않습니다.[각주:2]


 재미있는 것은 백범 김구 선생이 '내 소원은 대한 독립이요'라고 쓰신 '나의 소원'이라는 글이 1947년에 발표된 글이라는 사실입니다.[각주:3] 1945년에 일제의 통치에서는 벗어났지만 1947년에도 백범 김구 선생의 소원은 여전히 대한 독립이었습니다. 그 이유는 1948년 8월 15일에야 비로소 대한민국에 스스로의 주권을 행사할 수 있는 정부가 수립되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각주:4] 비록 백범 김구 선생이 그토록 원하시던 남북한 단일의 정부는 아니었지만 말입니다.


 애초에 1945년 8월 15일에 일체의 치하에서 벗어났지만 1946년 8월 15일은 '제 1회 광복절'이 아닌 '제 1회 해방기념일'이었다고 합니다. [각주:5] 일제치하에서 벗어났지만 미국과 소련의 군정에 의해서 신탁통치를 받던 당시 상황을 생각하면 당연한 것입니다. 이후 1949년 9월 21일에 이르러서야 국회에서 8월 15일을 '광복절' 국경일로 지정되었다고 합니다.[각주:6] 




 광복, 독립, 해방에 대한 여러 글을 읽으면서 어떤 단어를 사용하는 것이 올바른가보다 더 중요한 두 가지 문제가 떠올랐습니다.



 첫 번째는 올 해가 정말 광복 70주년인가 하는 점입니다.


 사전적 의미도 그렇고 역사적 사실도 그렇고 정확히 표현하자면 올 해는 해방 70주년이라고는 할 수 있지만, 광복 70주년이라고 하는 것은 잘못되었다고 봅니다. 1945년 종전과 동시에 일제의 치하에서 벗어난 것은 사실이지만 그 후 3년간 신탁통치 되면서 우리 민족에게 주권이 없었던 상황은 계속 유지되었습니다. 실제로 역사적으로도 해방기념일이 광복절로 바뀐 이후 6·25 전란 중에 챙겼던 1949년과 1950년 8월 15일에 정부의 공식행사에서는 제 2회, 제 3회 광복절이라고 명명하고 있었습니다. [각주:7] 그런 기준을 따르자면 올 해는 광복 70주년 대신 해방 70주년 혹은 광복 67주년이라고 해야할 것입니다.


 조금 다른 측면에서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은 우리를 둘러싼 상황이나 국내의 상황이 변한 1945년이나 1948년이 아닌 우리민족 스스로의 자주 독립을 선언한 1919년 3월 1일이어야 한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미국, 멕시코, 브라질 등 대부분의 나라들은 실제로 독립을 맞이한 해나 날짜와 상관없이 독립선언한 시점을 기준으로 독립기념일을 지킨다고 합니다.[각주:8] 그에 비하면 우리나라는 3·1절도 국경일로 지키고 있지만, 오히려 광복절에 더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습니다. 광복절을 기념한다고 3·1절의 의미가 줄어들지는 않겠지만 당장 미래가 보이지 않는 상황 속에서 민족의 자주 독립을 선언한 3·1절의 의미와 정신을 좀 더 기려야 하겠습니다.



 두 번째는 우리 민족이 제대로 된 해방, 독립을 통해서 광복을 맞이했는가 하는 문제입니다.

 백범 김구 선생은 마지막 순간까지 남한과 북한으로 나뉘어서 정부가 수립되는 것을 막고싶어하셨습니다. 이유가 어찌되었든, 그리고 국제정세가 어찌되었든 해방 후 70년이 되도록 아직도 남한과 북한으로 갈라져 있는 지금 우리 민족의 상황을 바라보면 비록 일제의 통치에서 해방은 되었다고 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진정한 빛을 맞이했다고 할 수 없습니다.


 단지 남한과 북한으로 나뉘어 있는 현실 말고도 우리 시대를 둘러보면 많은 아쉬움이 있습니다. 일제 치하에서 일본에게 협조했던 수많은 친일파들의 행적을 제대로 밝혀내지 못했고, 일제와 맞서싸우셨던 많은 선조들의 공적을 기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로 인해서 독립운동을 하면 3대가 망한다는 말은 현실이 되어버린것이 우리 사회의 모습입니다. 




 과연 우리 민족이 진정 기억해야 할 것은 무엇인가, 그리고 지금 우리는 제대로 된 광복을 맞이하였는가라는 안타까움 속에 제 삶 속의 8월 15일은 무더위가 한 풀 꺽이는 날짜이자 힘들게 한여름을 버티던 일상에서 그저 하루 휴식하는 날이 아닌가 반성하는 하루였습니다.






참고한 글 목록


광복.독립 그리고 해방 (법제처 법제수상) - 김기표

광복과 해방의 차이 [2010.8.21. 미래한국 칼럼] - 양동안 / 한국학 중앙연구원 명예교수

독립, 해방, 광복의 의미 [2013.8.18. 경향신문 국제칼럼] - 박구병 / 아주대 교수·사학



 

  1. 광복.독립 그리고 해방 (저자 : 김기표) http://www.moleg.go.kr/knowledge/monthlyPublication;jsessionid=afNWYanMtG1TrPHYbmI1afwUoFU3UIfCQsfU4JrEPMpvhf4jRSVXPjYJyjrQxWwK?mpbLegPstSeq=130640 [본문으로]
  2. 광복.독립 그리고 해방 (저자 : 김기표) http://www.moleg.go.kr/knowledge/monthlyPublication;jsessionid=afNWYanMtG1TrPHYbmI1afwUoFU3UIfCQsfU4JrEPMpvhf4jRSVXPjYJyjrQxWwK?mpbLegPstSeq=130640 [본문으로]
  3. 광복.독립 그리고 해방 (저자 : 김기표) http://www.moleg.go.kr/knowledge/monthlyPublication;jsessionid=afNWYanMtG1TrPHYbmI1afwUoFU3UIfCQsfU4JrEPMpvhf4jRSVXPjYJyjrQxWwK?mpbLegPstSeq=130640 [본문으로]
  4. 광복과 해방의 차이 [미래한국 칼럼] 양동안 한국학 중앙연구원 명예교수 2010.8.21. http://www.futurekorea.co.kr/news/articleView.html?idxno=19846 [본문으로]
  5. [경향신문 국제칼럼]독립, 해방, 광복의 의미 박구병 | 아주대 교수·사학 2013.8.18.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308182125495&code=990100 [본문으로]
  6. 광복과 해방의 차이 [미래한국 칼럼] 양동안 한국학 중앙연구원 명예교수 2010.8.21. http://www.futurekorea.co.kr/news/articleView.html?idxno=19846 [본문으로]
  7. 광복과 해방의 차이 [미래한국 칼럼] 양동안 한국학 중앙연구원 명예교수 2010.8.21. http://www.futurekorea.co.kr/news/articleView.html?idxno=19846 [본문으로]
  8. [경향신문 국제칼럼]독립, 해방, 광복의 의미 박구병 | 아주대 교수·사학 2013.8.18.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308182125495&code=990100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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